2024.05.20 (월)
한윤섭 총괄본부장(부사장 대우)
기초의회의 존재 의의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지방자치와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고유의 권한이 주어진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시행이라는 점에서 20여년 전 탄생 초기에는 기대가 부풀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던 것이 한 때는 존폐가 거론될 정도로 여론이 악화되기도 했다.
기초의회 의원들의 수준미달 행위가 심심찮게 드러나면서다.
각종 이권에 개입하는가 하면 집행부 공직자들에 대한 갑질, 막말, 폭행 등 주민들 보기 민망스런 행동들이 난무했다.
요즘도 가끔씩 물의를 일으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최근에 실시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순천시지부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방의회에 대한 인식 실태 파악 설문조사가 눈길을 끈다.
순천시청 공무원의 절반이 시의회 의원들의 갑질을 경험했다는 조사결과다.
설문 결과 공무원에 대한 의원들의 갑질 여부에 대해서 응답자의 55%가 갑질이 있다고 답했다.
유형으로는 권위적인 태도(34%),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자료요구(23%), 각종 이권개입(20%), 처리 불가 민원 반복요구(15%)순이었다.
지방의회에 대한 신뢰 여부는 응답자의 27%가 부정적인 응답을, '신뢰한다'는 긍정적 응답이 15%에 그쳤다.
의원이 갖춰야 할 자격으로 민주적 의사소통능력(26%)을 가장 우선 했으며 뒤이어 탈권위 의식(22%), 지방자치 이해도 (19%) , 도덕성(15%), 정책대안 제시(10%) 순이었다.
공무원이 지방의원에게 바라는 점은 지극히 평범한 것들이다.
불필요하고 무리한 자료요구를 하지 말 것과 반말이나 무시하는 발언을 자제해 달라는 것이다.
권위의식을 버리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것도 포함됐다.
특히 각종 이권에 개입하지 말고 윤리의식을 갖춰줬으면 했다.
집행부와 각을 세우기 위한 반대를 위한 반대를 지양하고 합리적인 대안의 제시로 수준 높은 의정활동을 해달라고도 했다.
어느 요구 하나 무리한 것이 없다.
기초의원에게 부여된 특권은 아무것도 없다. 마치 어떠한 특권이나 가진 양 행세하는 것은 분수를 모르는 처신이다.
권위는 내가 세우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우러러 볼 때 생기는 것이다.
지역민과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봉사하겠다는 초심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
수준 높은 의정활동은 기대하지 않는다. 단지 부끄럽지 않은 의정활동을 기대할 뿐이다.
순천시의회 의원들은 여론조사 결과를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