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1 (화)
김선희 전남취재본부 국장
코로나19로 업무 부담이 가중돼 가장 애로을 겪은 집단 중의 하나가 보건 인력이라 할 수 있다.
한 여름에도 방진복에다 의료장갑까지 중무장해 웬만한 체력이나 의지로는 감당하기 힘들만큼 고통을 겪었음을 우리 국민이면 누구나 안다.
인력부족 현상으로 휴일이나 휴가도 반납한 채 근무를 하다보니 휴식이 절실한 지경에 이르렀다 할 것이다.
최근 월 110시간이 넘는 초과 근무를 했던 인천 보건소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은 보건 인력의 혹사의 극단적인 예라 할 것이다.
어느 분야에나 한계점이나 임계점이 존재한다.
지금 보건 집단이 그지경에 이르렀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내달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방역체계로 전환을 앞두고 있다.
이런 마당에 보건 인력의 누수는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는 격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렇다고 마냥 보건 인력의 희생만을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들에게도 가정이 있고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건소 역학조사 인력 증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업무 과부하로 보건 인력의 퇴사율이 전국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최근 4년간 보건소 공무원 퇴사율 현황을 보면 충북, 전남 등 다섯 개 지역을 제외하고 지난해 퇴사율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우리지역 전남은 양호한 편이라니 다행이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470여 명의 보건소 공무원이 퇴사했다.
놀랍게도 휴직을 신청한 인원은 1730여 명에 달했다니 그 과부하가 어느정도 가늠하고도 남음이 있다.
지난해 퇴직자 비율이 가장 빠르게 늘어난 지역은 세종시(2.3%)로, 전년 대비(1.2%)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어 부산(2.5%→4.5%)과 강원(0.8%→1.4%) 지역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를 겪은 대구와 경기 지역의 퇴사율도 전년 대비 약 1.5배 수준인 3.9%, 2.6%로 각각 나타났다.
휴직율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휴직율이 증가했다.
특히 세종시는 지난해 휴직율이 전년 대비 2.5배 수준으로 폭증했다.
연도별 병가사용 일수도 대체로 늘어 제주 지역은 약 2배(평균 1.0일→1.9일)로, 대구(2.6일→4.1일)와 광주(1.8일→2.9일)는 1.5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코로나19 대응의 중심인 보건소의 방역 시스템이 인력의 한계로 무너지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보건 인력 확충 등을 통한 순환근무의 활성화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