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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간(08.01~08.07), 목숨 빼앗긴 노동자 13명

형광석(목포과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남인적자원개발위원회 선임위원)

기사입력 2021.08.13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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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광석 목포과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7일간(08.01~08.07), 목숨 빼앗긴 노동자 13명


    지난 7월부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발표하는 산업재해 <사망사고 속보>를 일주일 단위로 정리해왔다. 주로 목요일에 ‘한겨레:온’의 뉴스로 올렸다. 대체로 수요일쯤까지 앞 주에 발생한 사망사고가 속보로 등록되기에 그렇게 했다.

    속보를 거의 매일 아침 확인했는데, 지난 금, 토, 일에는 그렇지 못했다. 조금 게으른 탓이다. 8월 9일(월) 아침에 깊은 한숨을 쉬어야 했다. 지난 주간에 8월 5일(목)까지 속보는 6건이었다. 즉, 6명 노동자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그런데 어쩌나? 6일(금) 3건, 7일(토) 2건, 8일(일) 1건, 즉 6건의 속보가 망막을 때렸다. 더는 사고가 없기를 간절히 바랐다. 웬걸, 7일(토) 여수에서 화재 사고로 노동자 1명이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는 속보가 11일(수) 오후에 나왔다. 결국, 8월 첫 주에 노동자 13명이 작업 중 목숨을 빼앗겼다. 최근 5주간 중 최대이다. 7월 마지막 주간 7명보다 6명이 더 많다. 7월에 하늘로 보내진 노동자가 각각 12명과 11명인 주간도 있었다.

    오전에 목숨을 많이 빼앗겼다. 오전 8명, 오후 5명이다. 중국 국적 1명은 재중 동포로 보인다. 병원으로 이송 후 숨을 거둔 고인은 3명이다. 요일별 분포는 월 1명, 화 2명, 수 1명, 목 3명, 금 2명, 토 4명이다. 주말(금, 토)이 6명으로 46.2%를 차지한다. 재해 유형별 분포는 떨어짐 5명(38.5%), 깔림·뒤집힘 3명, 끼임 1명, 그 밖의 형태(차량 전복 1명, 감전사고 2명, 화재 사고 1명)이다. 시도별 분포는 서울 1명, 경기 2명, 충북 1명, 충남 2명, 전남 3명, 경북 3명, 제주 1명이다. 기초자치단체로는 여수가 3명으로 가장 많다. 연령이 알려진 고인은 20대 후반 1명, 50대 후반 1명, 60대 2명 등 모두 4명이다.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삼가 정리해본다.

    8월 2일(월), 11:27분경 충북 단양 폐기물 적재작업 현장 내 2.5m 높이의 암롤박스 위에 올라가 적재량을 확인하던 중 바닥으로 떨어져 노동자 1명이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암롤박스(Armroll Box)는 생활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 폐기물, 음식물쓰레기 등을 담는 용도로 쓰는 초록색 대형 상자다.

    8월 3일(화), 13:50분경 경북 봉화군 내 학교 청소작업 중 3층 유리창 청소 중 떨어져 노동자 1명이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또한, 14:30분경 경북 울릉군 방파제 보강 공사현장에서 레미콘 차량이 이동하던 중 커브 구간에서 전복되어 운전자 1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8월 4일(수), 10:45분경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엘지(LG)화학 공장 내 발전기 설비 이상 유무 점검을 위해 내부 케이블 접속 상태 확인 중 손이 13.8kV 전기 패널(panel) 충전부에 접촉되는 감전 사고가 일어났다. 노동자 1명(29)이 하늘로 보내졌다. 이 공장 정규직인 재해자는 협력업체 직원과 함께 시험 운전 중인 가스터빈 발전기를 점검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한겨레, 2021.08.05).

    8월 5일(목), 07:59분경 전남 여수시 묘도동 준설토 매립 작업장에서 지역 건설업체 소속 노동자 1명(63)이 하늘로 보내졌다. 불도저 운전사와 함께 단둘이서 작업하던 재해자는 불도저 신호수 일을 하던 중 갑자기 후진하는 불도저를 피하지 못하고 불도저 바퀴에 끼였다고 한다. 사업시행자 ‘광양항 융복합 에너지 허브 주식회사’는 광양항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준설토를 여수 묘도 매립장에 매립해 복합산업물류지구, 공공시설지구를 만드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한겨레, 2021.08.05.). 또한, 08:38분경 경기도 고양시 소재 현대건설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굴착기를 이용하여 2m 깊이의 웅덩이에서 빗물 배수관을 설치하고 관로 토사 되메움 작업을 하던 중 잠시 쉬겠다고 동료한테 말한 작업자를 굴착기 기사가 보지 못했다. 그 작업자(60대)는 굴착기 끝부분에 장착하는 삽 모양의 장비인 버킷에 깔려 살아 돌아가지 못했다. 현장에는 신호수가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MBC뉴스, 2021-08-06; 경향신문, 2021-08-06). 한편 11:38분경 경북 구미 전기 증설 현장 내 비탈길에 세워진 고소작업차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고소작업차가 갑자기 미끄러져 내려오면서 이에 깔려 노동자 1명이 하늘로 보내졌다.

    8월 6일(금), 08:20분경 제주 주택 공사현장 내 승강 통로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비계에서 내려오던 중 약 7.8m 높이에서 바닥으로 떨어져 노동자 1명이 이송 후 치료 중 목숨을 빼앗겼다. 또한, 10:00분경 서울 중구 소공동 한국은행 본관 옆에, 통합별관을 짓는 공사장 지하 3층에서 골조 작업을 맡은 하청업체 소속 중국 국적 노동자(57)가 철근 더미에 깔려 숨졌다(MBC뉴스, 2021-08-06). 크레인을 이용해 1층에서 지하 3층으로 철근 더미를 끌어 내리는 작업을 하던 중 크레인에 고정된 철근 더미가 갑자기 아래로 쏟아져 내려 재해자의 목과 가슴을 덮친 사고였다.

    지난 토요일 하늘은 너무도 무심했다. 8월 7일(토)에 노동자 4명이 하늘로 보내졌다. 11:03분경 충남 천안 공동주택 공사현장 내 시저형(scissors; 가위) 고소작업대 위(높이 H≒4.9m)에서 철근 다발(약 11본, 길이 L≒7m)을 고소작업대 측면에 기대어 기둥 철근 배근 작업 중 노동자 1명이 고소작업대와 함께 넘어지는 재해가 발생했다. 재해자는 병원 이송 후 응급수술 중 하늘로 보내졌다. 또한, 15:30분경 경기 고양 공동주택 공사현장 내 A형 사다리 위에서 천정에 설치된 가설 전등 보수작업 중 감전으로 떨어져 노동자 1명 목숨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17:30분경 전남 여수에서 폐유 운반용 탱크로리 용접작업 중 에어라인 설치를 위해 용접하다가 탱크내부 잔류가스에 의한 화재로 화상을 입은 노동자가 목숨을 뺏겼다. 17:55분경 충남 태안 개인공사 현장에서 진동 롤러로 다짐 작업 중 옹벽과 충돌하여 작업자 1명이 옹벽 하부로 떨어져 하늘로 보내졌다.

    삼가 여러 고인의 명복을 빈다. 남은 우리는 2022년 대선 예비 후보자 중에서 누가 산업재해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일터에 관한 실행력이 확실한 정책을 정면에 내세우는지를 두 눈 부릅뜨고 봐야 하리.

     

     

     


    형광석(邢光錫) KWANGSEOK HYUNG 경제학박사(노동경제학 전공) 목포과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남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선임위원 전남노사민정협의회 위원 전남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58644 전라남도 목포시 영산로 413-1 목포과학대학교 본관 510호 연구실(전화와 팩스): 061-270-2622. 061-270-2623 스마트폰: 010-8947-5505 e-mail: f61255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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