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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세 남성 자동차공장 노동자 다발골수종, 직업 관련성 높다

형광석(목포과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남인적자원개발위원회 선임위원)

기사입력 2022.02.2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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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광석 목포과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다발골수종을 진단받은 노동자가 직업병 인정을 받은 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질병의 해부학적 분류는 림프조혈기계암이고, 유해인자는 화학적 요인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자료마당 재해사례 직업병’(www.kosha.or.kr/kosha/data/occupationalDisease.do)에 올라온 역학조사평가위원회의 <심의 결과서>를 토대로 살펴본다.

    노동자의 작업환경과 근무형태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다. 노동자는 1987년 6월 20일 □사업장에 입사하여 약 34년간 도장 보전반에서 도장공정의 각종 설비 보전업무를 담당하였다. 도장설비는 2005년까지는 스프레이 도장의 수작업 형태가 주였고, 2006년 이후 자동화로 대대적인 설비 전환이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노동자의 근무형태도 변했다. 입사 초기의 근무시간은 08:30~21:30였다. 야간에 근무한 시간도 상당하다. 1990년 하반기부터는 주야간 10시간씩 맞교대로 근무하였다. 2006년 이후 2교대(08:30~15:50, 16:00~24:30) 작업을 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노동자가 부품이나 설비 세척을 위하여 수시로 시너(thinner)를 취급한 업무는 도장공정의 자동화 이전인 2005년까지 지속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도장설비 보전작업 시 별도 국소 배기장치는 없었다. 도장 부스의 환기 구조는 상부에서 급기하고 하부에서 배기하는 방식이었다. 과거 역학조사와 문헌을 참고하면, 노동자가 보전업무를 시작한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에 시너 취급으로 인해 벤젠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며, 그 양도 상당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질병 진단 경과를 보기로 한다. 노동자는 2018년 4월 23일 어느 종합병원에서 받은 건강검진에서 단백뇨 소견이 나타나 상급 병원인 대학병원의 신장내과로 보내졌다. 이에 대한 치료 중 다발성 골수종이 의심되어 혈액종양내과로 보내졌다. 2018년 9월 20일에 행한 말초혈액도말 검사, 골수도말 검사, 면역표현형 검사, FISH(fluorescence in situ hybridization; 형광제자리부합법) 검사 등을 거쳐 다발성 골수종을 진단받았다. 동종조혈모세포 이식 이후 항암제 치료를 유지하며 추적 관찰 중이다. 대학병원의 의무 기록에서 확인되길, 노동자는 2001년부터 금연했으나 그 이전 23년간은 하루 4갑의 흡연력이 보이고, 1회당 맥주 3병 정도를 주 약 4회 정도 마셨다. 노동자는 진술하길, 2001년에 위암으로 인해 위아전절제술(subtotal gastrectomy; 위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으며, 수술 이후에는 맥주만 한 달에 1번 정도 약 1~2병을 마셨다. 진술하길, 위아전절제술 이후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 등의 다른 치료는 하지 않았다. 2017년 12월 23일에 순수 고글리세라이드혈증, 2018년 11월 13일에 불안정 협심증을 각각 진단받고 약물치료 중이다. 노동자는 진술하길, 2남 3녀 중 장남으로 혈액종양과 관련한 가족력은 없다.

    노동자는 도장라인의 보전작업을 수행하면서 사용한 시너 등의 화학물질로 인해 다발골수종이 발병하였다고 판단하여 2018년 10월 22일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 최초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2019년 5월 13일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질병의 업무 관련성 확인에 필요한 역학조사를 의뢰하였다.

    2021년 제11회 역학조사평가위원회(2021.11.19.)는 노동자의 상병은 업무 관련성에 관한 과학적 근거가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첫째, 직업병 인정을 신청한 노동자는 2018년 9월 20일 만 55세의 나이로 다발성 골수종을 진단받았다. 둘째, 노동자는 □사업장에 입사하여 1987년부터 약 34년간 도장공정 설비보전 업무를 수행하였다. 셋째, 국제암연구소(IARC)가 다발성 골수종에 대한 인체 발암성이 충분한 근거로 보고한 원인은 없으나, 제한된 근거로 제시한 원인은 벤젠, 산화에틸렌, X-선, 감마선 등이다. 넷째, 노동자는 도장 공정 보전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시너, 솔벤트(solvent; 용매) 등을 취급하여 벤젠에 노출되었다. 작업환경 노출평가를 통해 추정되길, 노동자는 1987년 6월 입사 이후 2005년까지 약 18년 6개월 동안 고농도의 벤젠에 노출되었다.

    노동자가 2018년 10월 22일 산재보험 요양급여를 신청한 이후 약 7개월이 지난 2019년 5월 13일에야 역학조사가 의뢰되었고, 그 이후 약 2년 6개월이 떠나간 2021년 11월 19일에 역학조사평가위 심의가 완료되었다.

    그대의 고통과 참담함을 별이 떠도, 새가 날아도, 꽃이 피어도 어찌 잊으랴.

     

    대한민국 104년 02월 21일


    형광석(邢光錫) KWANGSEOK HYUNG 경제학박사(노동경제학 전공) 목포과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남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선임위원 전남노사민정협의회 위원 전남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58644 전라남도 목포시 영산로 413-1 목포과학대학교 탐구관602호 연구실(전화와 팩스): 061-270-2622. 061-270-2623 스마트폰: 010-8947-5505 e-mail: f61255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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