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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세 여성 조리보조원 급성심근경색, 직업 관련성 높다

형광석(목포과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남인적자원개발위원회 선임위원)

기사입력 2022.02.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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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광석 목포과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급성 심근경색으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가 직업병 인정을 받은 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그 노동자는 37세 여성 조리보조원이다. 질병의 해부학적 분류는 뇌심혈관 질환이고, 유해인자는 물리적 요인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자료마당 재해사례 직업병’(www.kosha.or.kr/kosha/data/occupationalDisease.do)에 올라온 역학조사평가위원회의 <심의 결과서>를 토대로 살펴본다.

     

    우선 노동자의 작업환경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다. △사업장 구내식당의 조리 및 급식 서비스를 위한 작업은 식자재 입고, 전처리/조리, 배식, 설거지, 청소/정리 등이다. 근무 조는 주간 조(09:00~15:00) 5명, 야간 조(18:00~24:00) 6명이다. 주간 조는 영양사(1명), 조리사(1명), 조리보조원(3명)으로 구성됐다. 

    구내식당 조리실 내부는 국소배기장치가 가동 중이었고, 공조시설에 의한 천장 급배기와 창문과 출입문을 통해 자연환기가 가능한 구조였다. 에어컨은 홀에 2대, 조리실에 1대 사용 중이었다.

     

    노동자는 주간 조에서 조리보조원으로 근무하였다. 마스크, 장갑, 앞치마, 고무장갑 등을 착용하였다. 조리보조 작업은 식자재 정리, 설거지와 전처리, 배식대 세팅/정리, 테이블 소독, 홀 정리와 바닥청소 등이다. 식사와 휴식 시간(13:30~14:00)을 제외하고 하루 5.5시간, 주 6일을 근무하였다.

     

    노동자의 유가족 진술에 따르면, □에 입사 전 노동자는 대형마트에서 판매를 진행하거나, 세탁소 아르바이트로 세탁물 접수 업무, 식당 서빙업무(2015.12~2016.9), 어린이집 보조보육교사(1년 6개월 정도) 등을 하였다.

     

    질병 진단 경과를 보기로 한다. 노동자는 2020년 6월 1일(만37세)에 오전 청소업무와 중식 배식 등을 모두 마치고 조리업무를 하였다. 구내식당의 급식실 에어컨 근처의 테이블에 동료와 함께 점심식사를 하려고 앉았는데, 식사 전에 가슴통증과 오한을 호소하였다. 노동자는 동료가 준 약을 복용한 후 밀걸레로 바닥 청소 중 정신을 잃고 쓰러져 대학병원 응급실로 후송되었으나 당일 사망하였다. 부검결과 사인은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추정되었다. 사망 당시 키는 156cm, 체중은 60kg이고,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몸무게(kg)÷ 키(m)의 제곱)는 약 24.7kg/m2로 과체중이었다. 유족과 동료 노동자의 진술에 따르면, 노동자는 흡연과 음주는 하지 않았고, 노동자가 사망하기 두 달 전에 아버지가 위암으로 수술을 받은 것 외에 가족력은 없었다.

     

    유족은 노동자가 조리보조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청소약품과 세척제 사용으로 인한 화학물질, 그리고 음식 조리 흄과 일산화탄소 등의 유해가스에 노출되었고, 높은 육체적 강도와 정신적 긴장 등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판단하였다. 2020년 7월 근로복지공단에 업무상 질병 인정을 요청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질병의 업무 관련성 확인에 필요한 역학조사를 의뢰하였다.

     

    2020년 제9회 역학조사평가위원회(2021.09.17.)는 직업병 노동자의 상병은 업무 관련성에 관한 과학적 근거가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첫째, 직업병 노동자는 만37세가 되던 2020년 6월에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사망하였다. 

    둘째, 직업병 노동자는 2019년 6월 21일 □에 입사하여 약 1년 동안 △사업장 구내식당에서 조리보조원으로 근무하였다. 

    셋째, 직업병 노동자의 상병과 관련 있는 직업적 유해요인으로는 직업적 신체 활동, 극한 온도,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교대근무, 염소가스 등이 알려져 있다. 

    넷째,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식수 인원의 증가로 인해 장기간 업무가 과중하고 청소 업무 부담이 증가하였으며, 재해 당일에 바닥청소와 방역 소독업무가 평소보다 과도했다고 판단된다.

     

    노동자가 2020년 6월 1일 목숨을 잃은 이후 2021년 9월 17일 역학조사평가위 심의 완료에 이르기까지 약 1년 3개월이 떠나갔다.

    그대의 고통과 참담함을 별이 떠도, 새가 날아도, 꽃이 피어도 어찌 잊으랴.



    형광석(邢光錫) KWANGSEOK HYUNG 경제학박사(노동경제학 전공) 목포과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남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선임위원 전남노사민정협의회 위원 전남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58644 전라남도 목포시 영산로 413-1 목포과학대학교 탐구관602호 연구실(전화와 팩스): 061-270-2622. 061-270-2623 스마트폰: 010-8947-5505 e-mail: f61255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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