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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문송면 소년과 고 김용균 청년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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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오피니언

고 문송면 소년과 고 김용균 청년을 기억한다.

형광석(목포과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남인적자원개발위원회 선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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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석(목포과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올해 크리스마스는 참 조용하다. 고요하다. 자주 듣던 크리스마스 캐럴도 귓가에 닿지 않는다. 유쾌하고 밝게 지낼 상황은 먼 옛날 일로 다가온다. 코로나19의 제3차 대유행 국면인지라 사회의 명랑지수가 낮아지는 탓이겠다.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다.

크리스마스 기간에 성당에 들어서면, 평소와 달리 세 가지 상징물이 동시에 눈에 들어온다. 갓 태어난 예수님이 누운 구유, 십자가, 감실(성체를 모셔둔 곳)이다. 예수님은 몹시 가난한 처지로 태어나 십자가에서 못에 박히는 삶을 살다가 돌아가시고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성체로 현존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국회 본청 앞이다. 지난 11일부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단식농성 현장이다. 김용균 어머니의 처절하고 참담한 심정이 드러나는 시공간이다. “정의당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발의한 날(2020.6.11.)로부터 오늘(2020.12.11.)까지 퇴근하지 못한 노동자 589명” 그곳의 알림판에 적힌 글이다. 올해 후반기 6개월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노동자가 월평균 약 100명이다. 1주간 40시간 근로(근로기준법 제50조)를 단순히 적용하면, 1주 5일 근로, 1월 20일 근로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매월 20일 근로하는 중에 매일 5명의 노동자가 유명을 달리한 셈이다.

그 어머니는 아들 김용균을 산업재해로 가슴에 묻은 분이다. 2019년 10월 26일 사단법인 김용균재단이 출범했다. 출범선언문의 전반부를 인용한다. “2018년 12월 10일. 청년 비정규직노동자 김용균은 회사의 작업지시를 따르다가 사망했다. 위험이 외주화되고 죽음이 하청화되어, 더욱 위험해진 일터에서 스러져갔다. 매해 산업재해로 내일을 맞이하지 못하는 2,400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1,100만이 넘는 비정규직은 차별과 위험의 일터에서 불안한 오늘을 살아내야 한다. 청년들은 경쟁의 사다리를 올라갈 자격이라도 얻기 위해 경쟁하고, 결국 죽음의 사다리를 올라가고 있다.”

산업재해 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섬광처럼 어느 소년이 머릿속을 스쳐 간다. 바로 고 문송면(文松勉; 1971.02,14.~1988.07.02.) 소년 노동자이다. 수은을 주입하여 온도계를 만드는 제조업체에 근무 중 수은 중독으로 17세의 나이인데도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고인의 삶은 짧았다(위키백과 참조). 1971년 충남 태안군 원북면에서 태어났다. 집안 사정 때문에 낮에는 일하고 야간고등학교에 다닐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서울로 갔다. 중학교 졸업을 앞둔 1987년 12월 5일부터 서울특별시 영등포구에 위치한 협성계공(주)(현 ㈜협성히스코)에 입사했다. 1988년 2월 7일까지 근무하다가, 병가를 이유로 휴직계를 제출하고 집으로 내려왔다. 같은 해 3월 22일에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수은 중독 및 유기용제 중독 추정 진단을 받았다. 7월 2일 새벽 2시 35분, 영등포구 성모병원에서 하늘나라로 이사했다. 7월 17일 ‘산업재해 노동자장’으로 엄수되어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 묻혔다. 슬프고 슬프게도, 고인은 어머니 가슴에 영원히 잠들었다.

고인이 이승을 떠나는 과정은 당시에 많은 화두를 던졌다. 입사한 지 불과 한 달 남짓 만에 수은중독, 소년 노동, 유해ㆍ위험 작업, 직업병 등의 문제를 쟁점으로 부각했다. 그런데도 당시 세상은, 특히 대한민국은 1988년 서울 하계 올림픽(1988.09.17.~1988.10.22.) 분위기로 뜨거웠다. 일부 위정자는 더 그랬다. 노동 현장과 정치 현실의 부조화는 심하다. 간극이 크다. 두 곳 사이를 흐르는 강에는 다리가 보이지 않았다. 그런 다리가 어설프게나마 2020년 12월에는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2018년 12월 10일, 24세 노동자 김용균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고 문송면 소년처럼 어머니 가슴에 묻혔다. 두 분의 인연은 슬프게 다가온다. 충남 태안에서 한 분은 태어났고, 다른 분은 돌아가셨다. 두 고인의 사고 발생 시차가 30년이 훌쩍 넘는데도 산업재해의 양상은 변하지 않았다. ‘한국 산업재해 시공간 불변의 법칙’, 이는 한국에서 드러나는 경험칙이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구유에 누운 예수님의 이름으로 빈다. 제대로 갖춰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케 하소서.

 

* *형광석(邢光錫) KWANGSEOK HYUNG 경제학박사(노동경제학 전공) 목포과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남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선임위원 전남노사민정협의회 위원 전남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58644 전라남도 목포시 영산로 413-1 목포과학대학교 본관 510호 연구실(전화와 팩스): 061-270-2622. 061-270-2623 스마트폰: 010-8947-5505 e-mail: f61255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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